안녕하세요. 어느새 보식9일째에 접어 들었네요.. 절식 전까지 무거운 몸을 질질 끌고 다니듯 했는데,,, 지금은 몸따라 마음까지 가벼워 제가 원하는 곳 어디로든 훨훨 날아갈듯 합니다.
생각의 영역, 제가 느끼는 감각의 범위가 더욱 넓어진 듯 합니다. 일상의 틀에 딱 갇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깊이 한번 생각도 해보고,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고, 느끼지 못했던 냄새들....너무나 가까이에 있던 것들인데도 이전엔 왜 모르고 살았을까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게 생각됩니다.
저는 몸과 마음은 서로 따로라 생각해왔었습니다. 몸은 내가(마음)이 있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이라고, 그냥 껍데기일 뿐이라 생각이 되, 그동안 그렇게 몸을 함부로 다루었나봅니다..
몸에 해로운(이것은 마음에도 해로운 것이겠지요.) 많은 것들을 제 몸에 가했어요.. 매끼니마다 자극적인 음식들.. 맵고짠걸 확끈하게 못먹으면 한국인이 아니다를 주장하며 주위사람들에게 적극 권고하며, 스스로 한국인임을 증명하겠다는 듯 용감하게 먹어대곤 했지요... ㅡ.ㅡ;;
절식기간동안 몸에게 사과를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미안하다... 하고.. 그동안 몹시 미안했다고.. 이제부턴 너를 이전처럼 함부로 대하는 일은 없을거야.. 하구요.. 그러니 몸이 이제 제 사과를 받아주나 봅니다.. 아직 하루가 더 남았지만요..
보식6일째부터 몸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더군요. 입술이 그전까지 트고, 껍질이 일어나고 했는데..완전히 한 꺼풀을 벗고, 마치.. 꽃잎같았습니다. 생기가 도는 색도.. 아.. 신기했지요.
피부도 얼마나 맨들맨들해졌는지.. 참.. 최근에 생긴 왼발의 무좀으로 간지러움이 고통스러웠는데..깨끗해졌습니다.. 아무일도 없었던 듯.. 약으로두 안되던게.... 저희 어머니도 왼발에만 무좀이 심하신데.. 곰팡이도 유전의 법칙을 따르는 것인지.. ^^;
무엇보다 먼저 눈에 띄인 현상은 눈이었어요. 평소에 충혈이 잘되 으레 뻘건 토끼눈으로 주위 사람들의 눈까지 피곤하게 만들고 하였는데.. 절식을 하면서는 그 맑음이 아기 눈처럼 흰자위에 약간의 하늘빛이 도는듯 합니다. 물론 무거운 피로감도 훌훌 털어버렸구요.. 참 좋습니다..
몸도 더 유연해진 듯 합니다. 얼마전부터 접하게 된 요가동작들을 해보노라면, 훨씬 부드럽게 몸이 따라줍니다. 아직 명상을 하는 방법을 알진 못하지만,, 조용한 시간에 가부좌를 틀고 배로 숨을 쉬어봐요.. 가늘고 길게 내쉬고.. 천천히 깊게 마시고... 그러면 방금 전까지 복잡했던 머릿속 온갖 상념들이 없어지고 평온해지는게.. 그런 평화가 없네요..
음... 두서 없는 글이었습니다. 절식 기간 중 거의 매일 이곳에 와서 글 읽어보고.. 배우고.. 그랬어요. 글을 읽는 건 저에게 하나의 기쁨이에요.. 오늘도 들렀다 그저 손가는데로 올려봅니다..
절식을 마치고 그땐, 성실히 소식하고 운동하며 살겠습니다. 예전의 내모습을 반성 후 다시 맘을 다잡고 조심스레 매일을 보낸 것이 오늘에 다다랐어요..지금까지 잘 해온 제가 내심 대견스럽고 참 뿌듯합니다.. 이맘은 겪어보지 않음 모를 거에요.. 늘 일만 벌려놓고 끝맺음을 하지 못하고.. 시작한지 얼마 안되 그새 맘이 바껴 그만 두고... 그랬는데... 이번엔 제가 스스로 결정하고 계획한 걸 잘 해낸 것 같아 자신이 생기네요..
아직 기뻐하긴 이르겠죠... 그럼.. 여기 분들 모두에 정말로 진정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